자동차 전주기 설계로 자동차 유통의 새로운 공식을 구축한 라이드 이민철 대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6-02-1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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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벤처스퀘어

자동차 유통 구조와 라이드의 전주기 전략을 설명하는 이민철 대표.
“왜 자동차는 사는 순간 가치가 떨어지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
유료 시승 → 콘텐츠 → 정비·관리로 단계별로 작동 여부 확인
설명이 아닌 반복된 증명을 통해 소비자 선택과 매출 구조로 연결된 전주기 모델 구축
“라이드는 자동차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내 차’라는 자산의 가치를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입니다.”
모빌리티 커머스 플랫폼 기업 라이드(RIDE, Inc.)는 스스로를 ‘자동차를 파는 회사’라고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자동차를 소유하고, 관리하고, 다시 선택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하는 회사라고 말한다. 테슬라코리아 출신의 이민철 대표가 2020년 라이드를 창업한 이후 줄곧 붙잡아온 질문도 여기에 닿아 있다. 왜 자동차는 사는 순간부터 가치가 떨어지는 자산이 되는가. 그리고 왜 그 과정은 늘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돼 있는가.
“문제는 차가 아니라, 차가 팔리는 방식입니다”
이민철 대표에게 테슬라는 단순한 커리어의 한 지점이 아니다. 그는 “테슬라 이전과 이후로 제 직장생활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한다. 테슬라에서 4년간 근무하며 그가 가장 강하게 체감한 것은, 자동차 산업을 움직이는 힘이 기술이 아니라 유통 방식이라는 사실이었다.
기존 자동차 시장은 딜러 중심 구조였다. 같은 차라도 계약 조건과 가격은 소비자마다 달랐고, 금융 상품 역시 불투명하게 설계돼 있었다. 정보는 늘 공급자 쪽에 있었고, 소비자는 그 구조를 받아들이는 위치에 놓여 있었다.
테슬라는 이 구조를 직영 판매 방식으로 전환했다. 가격과 조건을 전면에 공개하고, 중간 유통을 최소화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처음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 방식은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투명한 가격과 단순한 구매 경험에 반응했고, 유통 구조의 변화는 곧 시장의 선택으로 이어졌다.
이민철 대표는 이 사례를 특정 브랜드의 성공 전략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자동차 유통 전반에 적용 가능한 구조적 해법으로 받아들였다.

시승부터 구매, 관리까지 자동차 전주기를 하나로 설계한 라이드의 공식 홈페이지 화면.
유료 시승, 시장이 먼저 답했다
라이드의 첫 실험은 ‘유료 시승’이었다. 돈을 내고 시승하는 모델이 과연 작동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테스트였다. 결과는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 서비스 출시 첫해 약 2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무엇보다 소비자의 반응이 분명했다.
기존 시승은 딜러가 동승한 채 정해진 코스를 도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소비자의 목적은 달랐다. 캠핑 장비가 실리는지, 주차장에 들어가는지, 전기차 충전 환경은 어떤지, 이 모든 것은 짧은 시승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 대표는 이 반응을 단순한 흥행으로 보지 않았다. ‘사람들은 차를 사기 전에, 먼저 충분히 써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증명된 순간이었다.
“시장은 늘 먼저 답을 줍니다. 우리가 귀를 기울이느냐의 문제죠.”
증명을 이어가려면, 산업 안으로 들어가야 했고, 그 출발점은 유료 시승이었다. 그러나 이 증명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그다음 단계까지 책임져야 했다. 그래서 라이드는 스스로를 ‘자동차를 만들지 않는 자동차 회사’라고 정의한다. 플랫폼에 머무르겠다는 뜻이 아니라, 산업의 핵심 안으로 들어가겠다는 선택이었다.
이민철 대표는 “기존 시장과 동의되지 않은 혁신은 끝까지 가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라이드는 교육과 정비 영역부터 손을 댔다.
자동차 교육·컨설팅 기업 GMC, 자동차 전문 수리업체 스카이오토서비스 인수는 모두 이 연장선에 있다. 새로운 네트워크를 처음부터 만들기보다, 이미 시장에서 작동하고 있던 기반을 끌어안는 방식이었다.

콘텐츠와 관리까지, 자동차 전주기를 라이드로 묶다
라이드는 소비자에게 ‘정보 비대칭’을 없애는 데도 집중했다. 시승과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드나우’ 앱을 선보였고, 차량 정보를 깊이 있게 다루는 콘텐츠를 직접 제작했다. 이를 위해 자동차 전공자와 완성차·부품사 출신 인력을 영입했고, 딜러 교육을 진행해온 업계 상위권 기업을 인수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는 실제 완성차 브랜드의 영업사원 교육에도 활용된다. BMW, 르노, 재규어·랜드로버 등과 B2B 계약을 맺고 교육을 진행하며, 이는 다시 라이드의 수익 구조로 연결된다.
여기에 구독형 정비 서비스도 더했다. 현재는 렌터카를 운영하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연간 약 6만 대 규모의 차량 정비와 사고 관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 서비스는 곧 ‘라이드나우’를 통해 신차 구매자에게도 확장될 예정이다. 시승과 구매, 콘텐츠와 사후관리까지 하나로 묶는 방식이다.
증명은 반복됐고, 신뢰는 설명 없이 따라왔다
라이드는 ‘설명하는 회사’보다 ‘증명하는 회사’를 택했다. 유료 시승으로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했고, B2B 정비·관리 영역에서 반복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 그 결과 2025년에도 전년 대비 매출 4배 성장을 기록했고, 설립 5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투자를 받기 위해 증명한 것이 아니라, 증명했기 때문에 성장했고 투자가 따라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증명의 마지막 관문은 투자자가 아니다. 소비자다.
“좋은 차를, 더 합리적인 가격에 사게 만드는 것.”
시장에서의 신뢰는 설명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반복되는 증명 위에서만 형성된다.
라이드는 먼저 작동을 증명했고, 투자자가 반응했고, 이제는 소비자의 선택으로 다시 검증받고 있다. 이 순환이 이어지는 한, 라이드의 성장은 단발로 끝나지 않는다. 이 대표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도 결국 이 지점이다. 라이드의 성장은 서비스의 확장이 아니라, 증명의 축적이라는 점이다.

라이드 주식회사 이민철 대표.
서비스의 확장이 아니라, 증명의 축적
유료 시승으로 시작된 첫 검증은 소비자 니즈 파악으로 이어졌고, 이후 콘텐츠와 정비·관리 영역으로 확장되며 자동차 라이프사이클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로 자리 잡았다. 각 단계는 독립적인 사업처럼 보이지만, 모두 소비자의 선택을 기준으로 연결돼 있다.
라이드는 이 흐름을 단순한 ‘플랫폼 확장’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동차를 하나의 거래 대상이 아니라, 장기간 관리해야 할 자산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에 가깝다. 구매 순간이 끝이 아니라, 그 이후의 관리와 재선택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소비자의 신뢰는 지속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 대표는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공급자 중심의 관성이 강한 시장”이라고 말한다. 라이드가 전주기를 직접 다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비자가 실제로 불편을 느끼는 지점, 정보가 부족한 구간, 비용이 불투명해지는 순간을 하나씩 해소하지 않으면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라이드의 다음 단계 역시 ‘새로운 서비스 출시’보다는, 이미 작동하고 있는 구조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방향에 가깝다. 전주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딜러 고도화, 인증 부품 유통, 해외 시장에서의 동일한 구조 검증까지, 모두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구조는 소비자에게 계속 선택받을 수 있는가.
증명으로 쌓아 올린 공식은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다. 라이드는 더 이상 가능성을 설명하는 기업이 아니다. 이미 작동하는 구조를 반복적으로 증명하며, 자동차 유통의 다음 장면을 현실로 끌어오고 있다.
한혜선 스타업 기자단